[자원봉사기자단]
제62회 수원화성문화제, 시민이 함께 세운 화성
수원시민 손끝에서 팔달문이 다시 태어나다
제62회 수원화성문화제의 막이 오르기 전, 수원화성행궁광장은 시민들의 활기로 가득했다. 우화관 앞에 설치된 TFS 텐트 안에서는 수원화성문화제 추진위원들과 시민들이 함께 종이상자를 자르고, 테이프로 붙이며 바쁘게 손을 움직였다. 이 상자들은 곧 ‘팔달문’을 재현할 주요 재료가 되어, 특별한 시민참여형 프로젝트 ‘시민의 건축 팔달’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시민들이 완성한 수백 개의 종이상자는 화성행궁광장으로 옮겨져 하나의 거대한 구조물로 쌓아 올려졌다. 축성 과정은 단순히 상자를 겹치는 작업이 아니었다. 꼭대기부터 한 단씩 정교하게 맞추며, 여러 시민이 힘을 합쳐 들어 올리는 협동의 과정이었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세대가 함께 손을 맞잡은 현장은 어느새 거대한 건축 현장이자 하나의 공동체로 변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설계는 프랑스의 건축가 올리비에 그로스테뜨(Olivier Grossetête)가 맡았지만, 진정한 건축가는 바로 시민들이었다. 시민들은 직접 상자를 제작하고 서로 이어 붙이며, 자신의 손으로 팔달문을 세웠다. 완성된 종이 팔달문 위에는 시민들의 소망이 담긴 작은 상자들이 하나둘 쌓였다. 가족의 건강, 지역의 발전, 개인의 꿈을 담은 상자들이 성곽 위에 올려질 때마다, 팔달문은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시민의 염원과 희망으로 완성된 상징물로 빛났다.
축제의 마지막 날, 이 거대한 종이 팔달문은 다시 시민들의 손에 의해 해체되었다. 하지만 그 무너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이었다. ‘쌓고, 잇고, 무너뜨리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시민들은 단순한 관람객이 아닌 문화유산의 공동 창조자로서 축제의 의미를 깊이 체험했다. 참여한 한 시민은 “아이와 함께 상자를 자르고 붙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했다. 우리가 세운 성곽에 소원을 얹고, 마지막에는 해체까지 함께하니 평생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비록 사라지는 건축물이지만, 시민의 손으로 세운 ‘위대한 건축’의 기억과 그 속에 담긴 소원은 오래도록 수원의 가을 축제를 빛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