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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인터뷰

[전시윤 봉사자] 자원봉사는 나를 성장시키는 일.

관리자
승인 2025-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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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는 나를 성장시키는 일.

전시윤
자원봉사자


"봉사는 저를 성장시키는 일이에요."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이유를 묻자 파장초등학교 6학년 전시윤군은
망설임 없이 답했다. 대단한 계기가 있어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꿈을 키워가고 있다는 전시윤 군. 그의 따뜻한 세상을 향한 발걸음을 함께해 봤다.



봉사활동의 매력에 퐁당

언제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한 거예요? 이 물음에 전시윤 군은 "작년 3월부터 시작했어요"라며개구지게 웃었다.
전시윤 군은 지난해 3월부터 누적 봉사활동 시간을 무려 200시간이나 채웠다. 대단한 계기가 있어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도 아니었다. "동네에서 친하게 지내던 삼촌이 어느 날 소개해 줬어요. 봉사활동 해보지 않겠냐고. 전혀
관심 없었는데 한 번 해보니까 점점 시간을 쌓아가는 게 재미있어서 계속하게 됐어요." 전시윤 군이 제일 처음 한
봉사활동은 도서관에서 도서 정리 등을 돕는 작은 일이었다. 이때 처음 봉사활동의 매력을 알게 돼 지금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수원시자원봉사센터에서는 누적 봉사시간 50시간을 채우면 우수
봉사자로 선정돼 자원 봉사증을 준다. 당연하게도 전시윤 군은 순식간에 봉사 시간을 채워 우수 봉사증을 받았고,
그 후 더욱 열의가 생겼다고 한다. "처음엔 저도 주말에만 잠깐씩 봉사활동을 했는데, 점점 하는 맛을 알아가니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지금은 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 선생님을 도와 거의 매일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정말 재밌어요."
그는 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 식사 배식, 어르신 말벗, 이동 지원 등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 집에 갈 때가 되면 아쉽기도 하다고. 봉사활동이라는 것이 고단할 때도 있었을텐데, 그간의 이야기를 하는
전시윤 군의 눈빛은 반짝반짝 빛났다. "사실 센터에 제 할머니가 계셔서 더 애정이 생기기도 했어요"라며 전시윤 군이
천진하게 비밀을 털어놓았다.



무안공항, 홀로 찾아가 슬픔을 함께 한 봉사활동

전시윤 군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어머니는 대견하기도 하지만, 걱정하는 마음과 응원하는 마음을 함께 품고
있었다. "아이가 씩씩해서 다행인데, 혼자 보내고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걱정스러운 마음을 놓을 수가 없죠.
봉사활동이라는게 몸이 편할 수 없잖아요. 조금 지쳐 보이는 날에는 넌지시 봉사를 그만둬도 된다고 해봤는데
아이의 의지가 워낙 강해요. 다음 날이면 금방 회복해서 '다녀오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도 봉사활동을 하러
가서 배웅해 주는 수밖에 없어요"

전시윤 군은 얼마 전 무안 국제공항 여객기 참사 현장을 홀로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고 온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을
받았다. 수원에서 광주를 경유해 무안까지 약 300km, 그 먼 거리를 12살 초등학생이 혼자 다녀온 것이다. 전시윤
군은 처음 뉴스를 보고 부모님을 설득해 오전 6시 50분 버스를 예약했다고 한다. 부모님은 버스터미널까지만 데려다
주시고, 혼자 약 4시간 30분만에 무안공항에 도착했다. 다른 봉사자들이 어린 아니가 혼자 온 것을 보고 만류하기도
했지만, 그는 꿋꿋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봉사에 일념했다. 그리고 오후 6시가 다 돼서야 수원행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유족들과 조문객이 우시는데 제 마음도 너무 슬펐어요. 일반적인 봉사가 아니라 슬픔을 나눈 봉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때도 어머니는 무안까지의 거리 때문에 반대했지만 결국 전시윤군의 열정을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전시윤 군은 이 일을 계기로 수원시에서 표창장까지 받았다. 그는 "당연한 일을 했는데 표창장을 주셔서 뜻밖이였고,
감사하다"고 수줍게 소감을 전했다. 봉사활동을 하며 늘 보람차고 뿌듯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전시윤 군도 한 번씩
버거울 때가 있다고 한다. 그 순간을 물으니 의젓해 보이던 전시윤 군의 표정이 조금은 또래답게 풀어졌다.
"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 대상자 봉사를 주로 하다 보니 의사소통이 원할하지 못할 대는 힘들기도 해요. 지금 센터에
치매를 앓고 계신 어르신 한 분이 계신데 어느 날에는 어떤 걸 해도 다 싫다고 해서 애를 먹기도 했어요. 근데 어제는
마음이 조금 열리셨는지 식사도 잘 하시고, 이동할 때 제가 부축해 드리는 대로 거부하지도  않으셔서 기뻤어요!"
힘든 기억이 금방 잊힐 수 있는 이유는 봉사활동을 갔을 때 듣는 따듯한 말 덕분이었다. '잘 왔다', '어떻게 여길 올
생각을 했냐'라며 어르신들이 두손 꼬옥 잡아주면 언제 힘들었냐는 듯 금방 털고 일어날 수 있었다. 

전시윤 군의 봉사활동 일정은 아주 빽빽하다.(인터뷰 시점 기준) 이번 주도, 다음 주도 봉사활동 일정이 계속 있어서
힘들다는 듯이 이야기 했지만 그렇게 말하는 전시윤 군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그렇게 빼곡히 쌓은 봉사활동이
앞으로 전시윤 군이 나아갈 길에 좋은 발판이 되어 마침내 이룰 미래가 기대 된다.

"제가 생각하는 봉사는
제 자신을 키우고,
제가 성장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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